2018 비교과 우수 후기 공모전(상명프레젠테이션 대회)
- 작성자 정희도
- 작성일 2019-02-14
- 조회수 3927
“더 나은 나를 만드는 원동력, 상명프레젠테이션 대회”
· 참가 계기
상명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지나치는 제1 공학관. 공학관의 전광판에는 언제나 다양한 대회나 박람회, 행사 등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들이 게시된다. 하지만 언덕을 오르는 것이나, 지금 당장 해야 할 과제들은 이런 활동들에 대한 관심을 차단시키고 그저 앞만 보고 달려가게 만든다. 그리고 대학교 2학년 말, 이쯤 되면 누구나 진로에 대한 고민, 내가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과 자존감 하락, 무기력함이 함께 찾아와 우울한 상태로 지내는 대2병에 걸리게 되는데, 내가 전형적인 이런 케이스였다.
점점 진로에 대한 고민은 짙어지고, 나는 무엇을 잘하는지에 대해 확실히 답할 수 없었던 나는 이런 삶을 살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무언가를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고 싶었고, 모두가 겪는 인생의 우울기를 이겨내 더 발전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던 중 전광판의 광고를 보게 되었다. 계당교양교육원의 의사소통능력개발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레젠테이션 발표 대회였다. 광고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제 4회 상명프레젠테이션 대회 개최 – 자신의 전공 분야 및 진로와 연관된 2040년 미래사회의 모습은?”
보자마자 내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고 ‘나’라는 사람도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같은 전공을 공부하는 친구와 함께 나간다면, 대화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능력까지 기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 대회는 교사라는 꿈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안성맞춤인 대회이자, 지금의 나를 뛰어넘게 해주는 단단한 발판이었다.
· 진행 과정
넓은 주제이기에 친구와 함께 한 가지 주제로 좁혀 나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나의 전공 분야인 국어는 다양한 하위 분야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중에서 어떤 분야를 설정할지도 고민이었고, 그 분야의 미래는 어떻게 변해있을 것인지에 대해 이론적 기반이 충분하지 않았기에 교육과정, 지금까지 배운 내용 등을 전부 다시 찾아봤다. 결국, 지금 배우고 있는 화법교육론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체험”을 주제로 심화시켜 발표하기로 결정한 것은 의논을 시작한지 3일 후였다. 그렇게 매일매일 우리는 대회 준비를 위해 매일 해가 떠 있을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그것을 구체화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해가 중천에 있을 때 들어갔던 카페의 바깥 풍경은 어느새 어둑어둑 해졌고, 우리는 피곤함을 이기기 위해 간식, 커피, 음료 등을 잔뜩 시켰다. 사진은 일부러 보정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음료를 들고 웃고 있지만 잔뜩 내려앉은 다크써클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다들 “엄청 힘들겠다.”라고 말했지만, 저 때는 전혀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무기력함에서 벗어나 무언가를 만들어보겠다는 의지가 가득 타 올랐다. 그 덕에 지치지 않고 다 해낼 수 있었다.
예선은 3분 발표 영상 제출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3분이라는 짧은 시간은 우리가 준비한 것들을 보여주기에는 너무나 짧았다. 사고와 표현을 강의하시는 교수님의 피드백과 응원의 말을 듣고, 핵심만 말하기 위해 한 단어에 많은 것들을 꾹꾹 눌러 담아 복장, 소품 등 세세한 부분을 하나하나 준비해나갔다. 결국 간발의 차로, 턱걸이로 예선에 통과했는데, 이 부분에서 많이 놀랐다. 우리도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더 탄탄하고, 재미있게 구성했다는 말을 듣고, 우리가 무엇이 부족했는지 생각해봤다. 놀라운 점은 이 과정에서도 남보다 못했다는 좌절감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가 찍었던 영상을 다시 보면서 어색한 부분, 실수한 부분, 부족한 부분을 모두 찾아 고쳐보려고 더욱 노력했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좌절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더 개선하고 완전하게 만들겠다는 나의 노력은, 이전의 모습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것이었다.
본선에 진출한 우리는 듣는 사람이 더 재밌고, 마음에 와닿게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발표 구성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 라디오 형식, 유튜브 동영상 형식 등 이번 발표에서 특히 새로운 구성의 발표가 많이 등장했는데, 우리는 설명식의 발표보다 청중의 흥미도를 높이기 위해 연극의 형식을 선택했다. 발표 중 나의 나레이션이 끝나고, “안녕하신가, 화법 교육의 대가 박예린 교수라네.”라는 말을 하자마자, 청중들은 모두 웃었고, 우리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상명대학교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계시는 심사위원 앞에서 했던 우리의 시도는 발칙하면서도 귀여운 요소였다.
전공 수업 발표할 때도 떨지 않았던 내가 2부가 시작되기 전, 긴장감에 그 어떤 것에도 집중할 수 없었다. 내용 숙지를 위해 준비한 자료도, 발표하고 있는 다른 팀에게도 집중하지 못하고, 타는 목을 축이기 위해 물을 굉장히 많이 마셨다. 내가 오랜 기간 확인하고, 준비하고, 연습했던 그 모든 것들을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다 보여줘야 한다는 그 부담감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이 부정적인 감정으로 느껴지기 보다는, 긍정적인 감정으로 느껴졌다. 두근거림, 오랜만에 느껴보는 짜릿한 감정이었다.
준비했던 발표를 마무리하고, 다른 팀의 발표를 보면서, ‘다들 나와 같은 경험을 했겠구나.’ 하는 동질감이 느껴졌다. 지금 보여주는 저 발표를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 고민을 했고, 노력을 쏟아 부었을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다들 긴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자들의 눈이 반짝이는 것은 아마도 오늘, 이 10분을 위한 뜨거운 열정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우리는 우수상을 탔다. 우리 팀은 최우수상을 목표로 준비하여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감사히 받기로 했다. 상장을 받고 심사위원께서 “고생했다.” 이 한마디를 해주셨다. 긴 말을 하지 않아도, 그 말 속에는 우리의 노력을 모두 알아주는 마음이 담겨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에게 이 말은 충분한 축하의 말이자, 마음을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는 따뜻한 마음이었다.
· 이 글을 읽는 상명대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사실 어느 학년이나 힘든 시기가 찾아온다. 전공 공부하기에도 바빠 공부하고 팀플하고, 매일매일 과제에 치여 오늘만 보고 살아가는, 하루살이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상명대 학생들은 정말 많다. 나도 이런 삶을 살았다. 내 의지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 없이, 주어진 일에만 바빴다. 그러다보니 나에게 남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러한 상황이 나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나는 무엇이든 도전해보고 이뤄내 보고 싶었다. 오로지 한 가지에만 집중해보고, 끊임없이 팀원과 대화하면서 주제나 내용을 다듬어가는 과정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것 같지만, 해본 것과 안 해본 것의 차이는 다르다. 꼭 상을 타지 않아도, 스스로 선택하고, 집중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 그 자체가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오늘 학교를 오면서도, 언덕을 오르는 학생들이 힘들어서 땅만 보고 걷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가끔은, 내가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온전히 나를 위해서, 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무언가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내가 참가했던 상명프레젠테이션 대회나, 토론 대회 등에 참가하여,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내가 직접 이뤄내는 활동을 해본다면, 오늘, 그리고 더 나은 내일을 살아가기 위한 원동력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