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전환점
- 작성자 윤성민 (2018 입학)
- 작성일 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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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교육학과’라는 주제를 받고 처음으로 이러한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저에게 있어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했던 교육학과기에 더욱 큰 질문으로 다가왔습니다. 교육학과에서 너무 많은 경험을 했고 많은 것을 배웠기에 한 단어로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전환점’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교육학과는 제 인생의 전환점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학창 시절 항상 교사를 꿈꿔왔고 그러한 목표를 가지고 진학을 했습니다. 하지만 처음 접한 교육학과 강의들은 저에게 더 많은 가치를 알려주고 다양한 질문들을 던져주었습니다. 그러한 질문들을 진로나 전공에 국한되지 않고 제 인생에 관한 질문으로 자연스레 이어졌습니다. 어떠한 가치를 두고, 어떠한 방향으로 인생을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처음으로 저 자신에게 던져 본 순간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물어보지 않았기에 저 자신에 대해 저조차도 누군지 모르고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온 기분이었습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강의를 통해 찾고 또, 학교 밖 활동을 통해 찾아가면서 더 많은 가치를 배우는 학교생활을 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독일 인턴십’이라는 좋은 기회를 우연치 않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인턴십 활동은 진로는 물론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교사만을 꿈꾸던 저에게 더 큰 부분을 볼 수 있는 시야를 갖게 해준 경험이었습니다. 사실 그전에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에 집중해 교육 인프라나 시스템적인 측면을 바라본 경험이 적었습니다. 독일의 학교 현장을 경험 한순간 눈에 들어 온 것이 다름 아닌 시스템과 교육 인프라였습니다. 학생의 교육환경과 분위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교사라고만 생각했지만, 교육 인프라가 끼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느껴 본 순간이었습니다. 오로지 학교 현장에만 집중하던 저에게 그 뒤에 있는 시스템이나 인프라를 바라볼 시야를 만들어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전공영역을 넘어 사람으로서 역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인턴십을 나가기 전 준비과정도 길었고 큰 노력을 했지만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모든 것이 생소한 환경에서 적응하고 인턴십을 진행하는 것은 큰 부담으로도 다가왔습니다. 사실 한국으로 돌아오는 순간까지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춘 적이 없었고 적응이 됐다고 생각한 적도 없었습니다. 성공적인 인턴십 경험을 통해 저 자신을 가로막는 벽을 스스로 허물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상 부딪혀보기도 전에 막연하게 혼자만의 벽을 쌓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인턴십 이후 세상을 바라보는 벽의 높이를 낮추고 한번 부딪혀 볼 원동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교육학과는 전공영역을 넘어 사람으로서 한 단계 성장하도록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주었습니다. 사실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할 때면 불안과 걱정이 앞서 기도 합니다. 인생에 다양한 질문을 던져서인지 진로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생각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을 보면 진로가 뚜렷한 학과도, 취업이 확실한 학과도 있기에 수많은 질문을 만들어주는 교육학과가 걱정으로 다가올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진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질문이다, 스펙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험이라 하겠지만 그러한 경험들이 모여 제 인생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라는 데미안 속 한 소절이 있습니다. 아직 세계를 깨고 또 다른 세상으로 나왔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알을 열심히 깨는 중이고 앞으로도 깨나갈 것입니다. 교육학과는 저에게 알을 깨 볼 용기를 주었고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어떠한 방향으로 진로를 나아갈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에 전공영역이 진로에 얼마나 큰 기반이 되어줄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교육학과에서 진로를 넘어 더 많은 가치를 배우기에 교육학도로서 내일의 제 모습이 기대됩니다. 앞으로도 교육학과를 통해 경험할 다양한 가치들은 인생의 밑거름이 되어줄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대학은 취업의 문이기도 학문 탐구의 길이기도 합니다. 저에게 대학은 전공을 넘어 인생의 가치를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앞으로도 교육학과는 누군가에게 이런 곳으로 남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모두가 인생의 느낌표를 향해 달려갈 때 누군가는 인생의 물음표를 던져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취업을 목표로 달려 나가는 학생들에게 가끔 물음표를 안겨주는 교육학과가 되어줬으면 합니다. 한 명의 학생이라도 그 물음표를 통해 인생의 가치를 고민하고 자신의 알을 깨고자 한다면 그것 역시 진정한 대학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