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과에서의 성장
- 작성자 권보선 (2017 입학)
- 작성일 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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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학부 졸업이 실감도 나지 않는데, 교육학과 40주년을 기념하여 글을 쓰게 되어 굉장히 영광입니다. 고생하시는 교수님, 학생회 분들에게 먼저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나의 교육학과에서의 첫 2년은 방황과 혼란으로 정의할 수 있다. 고등학교 3년 간, 두루뭉술하게 ‘교육’에 대해서 고민했던 나는 대학 첫 수업인 ‘교육학개론’ 수업을 들으면서 처절하게 흔들렸다. 내가 생각한 교육과는 너무나도 달랐고, 이 학문을 공부를 하면서 내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 고민을 할 쯤, 경기도에 위치한 작은 학교로 교육봉사를 가게 되었다. 봉사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또 받으면서 나는 내가 어떻게든 교육과 관련된 직업을 가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내 전공인 교육학을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런 다짐에도 불구하고, 2년이 지나도록 내게 전공 수업들은 쉽지 않았다. 다른 학우들처럼, 종종 어떤 수업들은 다른 학우들에 비해 더 많은 노력을 쏟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내가 100만큼 노력했다고 믿는 사이, 다른 학우들은 이미 120만큼, 아니 그 이상의 노력을 쏟고 있었다. 그래서 또다시 고민했다. 내가 원하는 미래는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꿈꾸는 내 모습은 무엇인지를.
그렇게 많은 고민을 한 뒤, 3학년이 되었고, 나는 처음으로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재밌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이기도 했으나, 그런 상황에서도 수업에는 계속해서 흥미를 느꼈고, 그때에서야 내가 교육학을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에 확신할 수 있었다. 내가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고서야, 수업에서 제출하는 과제도 나 스스로 만족하는 수준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학기에 처음으로, 공부를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 2년 동안 내가 교육학을 공부할 수 있는 사람인지, 교육학과 ‘잘 맞는’ 사람인지 수십 번이나 고민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학문을 놓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동기들이었다. 20살이 되어 처음 만난, 나와 같은 학문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왠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교육학을 놓지 않겠다는 선택을 내린 몇 년 후에야, 나는 정말 좋은 선택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서로에게 많은 도움과 감정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인생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때의 선택이 좋은 선택이었음을 지금은 확신할 수 있다.
내가 상명대학교 교육학과가 아닌, 다른 학교, 혹은 다른 학과로 진학했다면 이만큼이나 인격적 성장을 할 수 있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입학하고 첫 과제였던 프로토콜, 가장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었던 청소년 프로그램 개발 과정, 직접 기획했던 나의 수업들과 특성화사업단 헤이스타(HEYSTAR)를 통해 다양한 기관에서 진행했던 인턴십, 그리고 정말 열정적으로 임했던 35대 학생회까지, 단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기억이 없다. 내가 교육학과에서의 4년을 행복하게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선후배님들과 동기들, 그리고 교수님들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내가 그만큼 4년간 많은 성장을 이뤘기 때문일 것이다. 여전히 나는 내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은지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른다. 하지만 내가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사람이 되어있든지 간에, 교육학과에서 경험한 것들은 나에게 양분이 될 것이다.
선배님들도 나와 같은 경험을 했을 것이고, 나와 같은 경험을 하는 후배님들 또한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나의 짧은 경험담을 보고, ‘나만 전공 적합성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결국 나의 전공을 좋아하게 되었고, 더 오래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후배님들도 오롯이 자신을 믿는 선택을 하길 바라고,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으면 한다. 교육학과에서의 생활이 쉽지만은 않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 그 하나만은 확신할 수 있다. 종종 과제 때문에 힘이 들고, 조별과제 때문에 힘이 들기도 했지만, 그 때의 힘듦을 잊을 수 있을 정도의 학과에서의 추억을 통해 모두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길 바라고, 또 그러한 사람들을 양성해내는 상명대학교 교육학과가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