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나의 뿌리
- 작성자 서지민 (2014 입학)
- 작성일 2021-10-14
- 조회수 1997
안녕하세요? 교육학과 14학번 서지민입니다. 저는 현재 연천의 전곡고등학교에서 2년차 교사로 근무 중입니다. 처음 교육학과에 입학했을 때만 해도 교사라는 직업은 최대한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었는데, 어쩌다보니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의 소란스러움을 꽤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위치에 있게 되었네요. 제가 지금의 위치의 있기까지의 과정에서 교육학과는 저에게 많은 방황을 하게 해주었고, 그만큼의 가르침도 주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의 추천으로 사범대에 지원하게 되었고, 교육학과에 입학해서도 저는 꿈이라 할 것이 없는 학생이었습니다. 어쨌든 사범대에 들어왔기 때문에 교사라는 직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죠. 2014년 2학기에 교육학과에서 “HEY STAR”라는 특성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인턴십들에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들이 있었습니다. 청소년지원센터, 신한은행 금융교육센터,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등 다양한 인턴십에 참여하였고, 교육봉사로 중학교에서 학습 멘토링도 진행한 결과, 저는 ‘교사를 하고 싶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었습니다. 고작 대학생인 나조차도 학생들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는 것에 두려움이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교사가 된 지금도 가장 경계하는 것이 ‘나의 영향력을 잊지 말자’일 정도로, 영향력이라는 것이 현재까지도 가장 두려운 부분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아이들과 만나는 것은 즐거웠고, 다른 진로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스스로 답답했고, 만약 내가 교사가 된다면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스트레스가 많았었습니다. 교육학과의 다양한 수업을 듣고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교육과 교육자의 본질과 역할에 대한 끝없는 고민으로 인해 심적으로 고통스러웠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교육학과에서의 이러한 흔들림과 고민들이 교사로서 단단한 뿌리의 역할을 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교육 속으로 들어가는 길을 선택하게 된 데에 큰 영향을 준 것 역시 교육학과에서의 다양한 경험들입니다. 독일 인턴십에 참여하여 독일의 학교교육을 참관하면서 우리나라 교육이 배워야 할 점도 목격하였지만, 동시에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자신감 또한 가질 수 있었습니다. 또,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학교 밖 청소년들, 그리고 학교 안과 밖의 경계에 있는 아이들을 만나며 학교 안에서 그들에게 지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교사라는 길을 선택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실제로 학교교육의 현장으로 들어와 보니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느끼고 있기는 하지만요..^^; 그래도 지금은 단 한 명이라도 저의 가르침으로 인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직 병아리 교사에 불과하지만 교육학과에서의 깨달음을 바탕으로 하루하루 잘 헤쳐 나가며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에게 많은 것들을 남겨준 교육학과에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제가 학교에 다녔을 때에는 교육학과가 ‘과제학과’로 불리곤 했었는데… 아직도 그 명성이 여전한지요? 1학년 1학기 교육학개론의 첫 발표 수업부터 시작해서 팀플, 과제, 발표 없는 과목은 어느 하나 없었던 기억인데, 지금도 여전하겠죠? 거의 매일을 사범대 학생회실과 도서관 라운지에서 밤을 새며 과제를 하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그때는 사실 하루하루가 괴롭고 피곤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조차도 재미있었고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가끔은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할 정도로 소중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네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듯이 교육학과에서 과제는 숙명이니 후배님들도 괴롭겠지만 슬기롭게 잘 즐기시고, 소중한 추억 가져가시기 바랍니다. 그 과정에서 저와 같이 미래에 대한 불안과 흔들림, 수많은 고민들이 있겠지만, 그만큼 단단한 뿌리를 내리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육학과의 4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