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과와 나
- 작성자 류성은 (2013 입학)
- 작성일 2021-10-14
- 조회수 1965
안 쓰던 글을 써보려니 부끄럽고 왠지 일기장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저에게는 즐거웠던 대학생활을 추억하고, 다른 이에게는 인생에서의 교육학과를 잠시 생각해볼 수 있는 작은 한 페이지가 되길 바라며 작성합니다.
20대 마지막을 보내는 시점에서 상명대학교 교육학과 추억을 떠올려보려니 막 20대가 되어 공부조차 새롭고 신났던 대학생활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4년 동안 매번 바쁘게 상명대학교 언덕을 올랐고, 졸업할 땐 높은 언덕을 내려오는 길이 뿌듯하면서도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방향을 제시해주셨던 교육학과 교수님들의 가르침 덕분에 어디서든 교육학(pedagogy) 전공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태어나서 20년 가까이 가정, 학교를 통해 경험한 교육에 대해 몇 년에 걸쳐 파헤쳐보고, 고민하고, 창조해볼 수 있는 유일한 과이기 때문에 특별했습니다. 선생님의 길을 가고 있는 동문에게는 앞으로 만나는 학생들에게 그 가르침이 이어질 것이며, 다른 길을 가는 동문들도 자기 자신에서 자녀에게까지 이어지는 중요한 과정이 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다시 ‘교육학과와 나’를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서의 교육학과란?’ 이란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졸업 후 교육그룹에서 계속 일을 했지만 대학수업과 관련된 직무는 아니었습니다. 대학을 다니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고군분투 했는데 막상 사회생활이 전공을 살리는 업무를 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대신 매일매일 배움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을 마주하는 직장이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또는 직장을 마치고의 휴식시간도 포기하고 각자의 목표를 위해 학원으로 향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았고, 가끔은 그 무리에 섞이기도 하였습니다. 돈 버는 것도 중요하고 결과와 자격증명도 중요하지만 사실 앞으로 나아가려는 ‘배움 중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도 원데이 클래스며, 교육 봉사활동에 열을 내며, 창업에 도전하고 있는 제 모습이 딱 그렇습니다.
한편 내 인생에서의 교육학과는 첫 여행이며, 뜻깊은 소통이기도 하였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후회되지 않았던 것은 대학생 때의 여행이었습니다. 대학생 방학은 ‘인생의 방학’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혼자 여행할 땐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앞으로 어떤 것을 해보고 싶은지, 세상은 이렇게나 넓구나 하며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 주어져 즐거웠으며, 함께 여행할 땐 아름다운 것을 같이 보는 것만큼 소중한 추억이 없음을 깨닫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교육학과를 통해 교환학생으로 독일에 간 것도 인생의 행운이었습니다. 다른 나라의 교육학 수업도 듣고, 교육이라는 큰 틀에서 만난 사람들과 다른 언어로 생각을 나누었던 경험은 더 넓은 세상과의 연결고리였습니다.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다양한 인연들이 감사합니다.
끝으로 졸업한지 거의 5년이 됐는데도 결혼식을 축하해주었던 고마운 동기들도 보고 싶습니다. 교육학과 동기들과의 잊지 못할 프로토콜, 수없이 나누었던 각자의 생각들, 수업시연을 하던 멋진 모습들, 함께해서 재밌었던 술자리들이 떠오릅니다. 교육학과 인연으로 모이는 40주년 행사가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고 앞으로 자신의 더 멋짐을 다짐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