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과에서 얻은 것
- 작성자 소민섭 (2012 입학)
- 작성일 2021-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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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상명대학교 교육학과가 어느덧 40주년을 맞이했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덧 ‘상명대학교 교육학과’와 떨어져서 지낸 지도 3년이 지났습니다. 20대 대부분의 시간에 제게 소속감을 부여해 주었던 교육학과였기에, 그 존재감이 옅어지니 매우 아쉬웠고, 지난 시간을 어떻게 보냈었는지 하나둘씩 잊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교육학과 40주년 기념 책자 발간 행사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상명대학교 교육학과의 품을 떠난 이후, 저는 현재 관세청 산하의 인천세관에 소속되어, 인천공항에서 여행자들과 그들의 휴대품을 맞이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행자들이 귀국하면 그들의 물건에 세금을 부과하거나, 한국으로 반입할 수 없는 물품들을 단속하기도 합니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교육학과 여러분들께서 해외여행을 마치고 입국장으로 향하는 순간에 따뜻하게 환영해드릴 수 있었을 텐데 매우 아쉽습니다.
교육학과에 막 들어선 20살 제 자신을 돌아보면 정말 미숙함 그 자체였습니다. 특히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1~2학년 즈음에 수강했던 김효선 교수님의 수업에서 많은 동기들과 선배들이 동정심을 일으킬 정도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말을 계속해서 더듬고, 그 와중에 말하는 속도는 너무 빨라서 총체적 난국이었던 발표에 관한 기억은 아직까지도 너무나 선명합니다. 이밖에도 미숙한 모습이 수없이 많았지만, 다행스럽게도(?) 교육학과에서 보낸 긴 시간은 이 매우 미숙한 상태를 그대로 유지시키지는 않았고, 나름대로 사람을 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최소한 나중에는 발표라는 것에 벌벌 떨지는 않았으니까요.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학구적인 면으로나 인간적인 면으로나 본받을 수 있었던 교수님들과 선배님들, 배려가 많았고 항상 잘 챙겨줬던 동기들, 정말 똑똑하고 의욕적인 후배님들 사이에서 섞여 공부하고, 살아갔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교육학과 전공수업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기억나는 것은 항상 볼 수 있었던 능동적인 질문과 비판, 답변, 그리고 교수님들의 피드백이 끊임없이 오가는 장면입니다. 거기서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접하고 좁았던 시야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공감하며 얻은 것들이 내적인 가치관 등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확신합니다. 그게 제가 교육학과에서 얻은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닐까 합니다.
40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와 같은 평범한 학생도 무엇인가를 얻고 사회로 나갈 수 있도록 뒷바라지해준 교육학과가 앞으로도 여전히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곳으로 그 모습을 유지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재학하고 계시는 후배님들께서도 교육학과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모두 성취하시길 바라며, 얼른 코로나19 상황이 끝나고 즐거운 학과생활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금 교육학과 4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