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교육학과
- 작성자 박슬기 (2006 입학)
- 작성일 2021-10-14
- 조회수 2627
안녕하세요 여러분, 상명대학교 교육학과 06학번 박슬기입니다. 먼저 우리 교육학과의 40주년을 축하드리며, 뜻깊은 자리에 축하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어 무척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나와 교육학과’를 주제로 어떤 이야기를 전달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저의 대학 동기들은 교사, 교직원, 은행원, 자영업 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 있겠지만 그래도 많은 학생들이 갈망하는 것이 교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대학시절부터 어떤 방법으로 임용을 준비했는지 임용 공부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들입니다.
1, 2학년 때는 사실 임용이라는 것이 잘 와닿지 않았고, 교사가 되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접할 수 없었던 대학문화들을 접하고, 나름 즐거움 가득한 대학생활을 했기에 임용 준비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그러던 중 04학번 세 명의 선배가 조기졸업을 한다는 소식과 두 명의 선배가 초수로 임용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머리가 번뜩였습니다. 두 소식은 제 심장을 뛰게 했고, 교육학과에 입학한 이유와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꿈에 대한 확고함을 다지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3학년 때부터 두 가지 목표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첫째는 조기졸업, 둘째는 임용고시 합격. 시험 2주 전부터 첫차를 타고 학교에 가 새벽부터 공강 시간엔 무조건 공부를 했습니다. 도서관에 자리가 없을 땐 공강인 교실을 찾아가 공부하며 시간을 보냈고, 한 문장으로 제시된 시험 문제에 B4 두 장을 꽉 채울 정도로 공부했습니다. 그 결과 무사히 조기졸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 기간을 제외하고는 친구와 함께 교육학과 전공 국어 인강을 듣고 노량진을 오가며 스터디를 했습니다. 다양한 강사들의 강의를 들으며 나와 맞는 강사를 찾았고, 반복적으로 들으며 내용을 익히려고 했습니다. 남들보다 일찍 공부했다는 사실에 자위하며 자신감 있게 치른 첫 임용에서 고작 반타작이 조금 넘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무작정 외울 것이 아니라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재수 때에는 공부 방법을 바꾸었습니다. 강사들의 책을 공부하되, 한국교육사, 교육철학, 교육심리, 국어교육론, 시문학, 문법론 등의 대학시절 교재를 함께 공부하며 나만의 교재를 만들었습니다. 재학시절 임용을 준비할 땐, 중간·기말 고사 따로 임용 따로라고 생각했는데, 근간은 역시 교육학과에서의 배움이었음을 조금 늦게 깨달았던 것이죠. 재수에서 아주 근소한 차이로 낙방했지만 세 번의 도전 끝에 저는 경기도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되었습니다.
10년 전 공부 방법을 상세히 기억해서 알려드리려는 게 아닙니다. 요새는 임용고시가 더욱 어려워지고 까다로워졌다고 들었습니다. 임용고시 감독을 해보니 숨쉬는 것조차 고민하게 되는, 예비 교사들의 힘듦과 간절함도 잘 알고 있습니다. 감히 추천드리는 방법은 대학시절부터 임용을 준비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상명대학교 교육학과 및 전공 강의 수업을 십분 활용했으면 합니다. 조금 더 일찍 시작하고 공부하며 궁금한 점을 교수님께 여쭤보며 깊이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잊히지 않는 기억이 있습니다. 대입 면접에서의 김청자 교수님은 ‘교육학과에 왜 지원했습니까?’라고 질문하셨고, 저는‘교사가 꿈인 제가 교육의 근간을 배우고 싶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교직 생활을 이만큼 해보니 19살의 제가 막연하게 말했던 것이 진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대학시절 배운 내용이 실제 현장에서 매번 답이 되지 않을 때가 있고, 달라진 교육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가능한 교직 사회에서 교육학과에서의 배움은 제 교직생활의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덧붙여, 교육학과에서 배운 교육심리, 유아교육론 등은 지금 두 아이의 엄마인 저에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위 내용은 임용 준비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있겠지만, 즐거운 대학생활은 후배 여러분들이 이미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 글이 임용을 준비하는 여러 후배분들에게 각자의 방식으로 조금 더 슬기롭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다시 한 번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교육학과의 4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지도교수님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 모두가 교육학과의 자랑이자, 역사입니다. 감사합니다.